헤이리 즐기기 1-노랑미술관
글쓴이: museum 일시: 2016-01-16 [15:21] 조회: 1185





헤이리 즐기기 1 -노랑미술관

놀이로 배우는 서양미술사

헤이리 마을은 많은 분께 알려져 있지만 또 아직 잘 모르는 분도 많은 곳입니다.
가족과 함께, 혹은 지인과 함께 헤이리 마을에 오셔서 “생각보다 넓네요.”라며 난감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다른 유명한 마을이나 장소처럼 한나절이면 충분히 다 둘러보겠거니 예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헤이리 마을을 하루에 둘러보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아니 제대로 둘러보려면 며칠을 꼬박 보내야 할 것입니다. 헤이리 마을에 대해서는 취향에 따라 호오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헤이리를 잘 알고 보면 이런 독특하고도 풍요로운 문화 환경을 갖춘 곳이 또 있을까 싶을 매력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헤이리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1998년에 약 15만 평의 부지에 만들어진 예술인 마을입니다.
‘예술인 마을’이란 이름에 걸맞게 380명의 미술가, 음악가, 건축인 등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마을이지요. 그러다보니 공간 저마다의 특색이 강합니다.

이 넓고도 어려운 헤이리를 이제 세계인형박물관과 함께 즐겨볼까요?^^

처음으로 소개할 공간은 최근 문을 연 노랑미술관입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들어선 노랑미술관은 국내에선 드물게 서양미술사를 주제로 ‘아트 플레이(art play)’를 지향합니다. 미술사라고 하면 괜히 어려워하는 많은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죠.





노랑미술관은 3층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합니다. 첫 공간은 어두컴컴한 동굴인데요, 말로만 듣던 알타미라 동굴벽화를 그대로 재현하고 체험하는 공간입니다. 선사시대 미술에 대해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건 선사시대 동굴에 그린 그림은 지금과 같은 ‘예술’의 개념보다 생존이 달린 ‘주술’에 가까웠다는 점일 겁니다. 왜 인류가 오랜 옛날부터 그렇게 동굴에 벽화를 그렸을까요? 사냥을 잘 하기 위해서였죠. 이게 그냥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체험하는 건 다른 차원인데요, 노랑미술관이 바로 그런 부분을 채워줍니다. 동굴벽화 앞에서 옛날 선사시대 인류가 그랬던 것처럼 벽화에 헝겊주머니를 던져 동물을 맞히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3층에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고요,3층으로 2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에서는, 고개를 들어 미켈란젤로를 바라봐주어야 합니다. 자신을 도와줄 몇 명의 화가를 선택하려 했으나 맘에 들지 않아 결국 홀로 4년이란 긴 시간을 바쳐 시스티나 성당 의 천장화 ‘천지창조’를 완성했던, 혀를 내두를 완벽주의 화가 미켈란젤로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미술사 책을 보며 그의 그림 뒤에 숨은 열정에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노랑미술관에서 미켈란젤로의 그 시간을 재현한 것을 보며 괜히 반가웠습니다. 사소한 아쉬움이 있다면 천장이 더 넓었으면 하는 것이었지만요~^^.

2층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다양한 창조와 발상의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각도로 살펴보는 ‘인체 비례도’와 ‘하늘을 나는 꿈’을 날개 모양의 구조물로 형상화시키려 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머릿속에 잠시 들어갔다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답니다.
또 르네상스 이후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등 다양한 사조의 미술 작품들을 모작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각 사조들이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한 자리에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름만 듣고 외우느라 혼란스러웠던 부분들을 정리할 수 있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론 1층 공간이 매력적이었는데요, 정해진 장소에 서있노라면 나를 중심으로 인상주의 화가들의 여러 작품이 해설과 함께 스크린을 통해 펼쳐집니다. ‘빛의 예술’ 인상주의 작품이 스크린에서 펼치는 향연을 보는 경험은, 관람객을 미술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미술이 멀리서 보고 감상하는, 삶과 떨어진 그 무엇이 아니라 이렇게 그 아름다움과 감동을 선사하며 내 삶의 한순간을 채우는구나 싶어집니다.
노랑미술관은 헤이리 마을을 처음 기획하고 만들었던 원년 멤버 몇 분이 의기투합해 열정과 노력을 바쳐 만든 공간이기도 합니다. 헤이리 마을을 탄생시킨 문화와 예술에 대한 사랑, 또 그 문화와 예술을 널리 나누고자 하는 맘을 다시 불태우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