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이리 즐기기 (2)- 브리즈힐 카페
"네가 와야 내가 헤이리 나들이를 한다~"
오랜만에 박물관을 찾아온 친구 차에 올라타 카페로 향하면서 했던 말입니다.
헤이리에 있으면서 헤이리를 알기가 어려운 게 말이죠,
제가 쉴 때는 헤이리가 다 쉬고...그렇다고 일할 때는 또 좀처럼 박물관을 비우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친구 왔다고 '떵떵(?)' 거리며 함께 일하는 선배에게 박물관을 부탁하고 나왔어요.
이것도 주말이 아니니까 가능한 시추에이션.
친정 엄마도 아닌데 상추며 깻잎, 거기 싸먹으라고 고기 사오고
직접 추출한 더치 커피에 매실 장아찌, 귀한 블루베리잼까지...어제따라 '더' 바리바리 싸와서
고맙고 미안하고(저는 별로 해준게 없으니...반성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정말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간 곳이었습니다.
헤이리 1번 출구로 들어와 오른쪽 얕은 언덕에 위치한, 브리즈힐(breeze hill) 카페.
예전에 누군가의 부탁으로 파티 대관 장소 알아보다가 발견한 곳인데, 전 한눈에 반한 곳이에요.
현대적인 느낌의 하얀 건물에 들어서면 우선 잘 가꾸어진 정원과 노란 파라솔이 눈에 들어옵니다.
외관만 보고도 이미 무방비 상태가 되어요. 어제 그 더운 날씨에도 산들바람이 살랑살랑.
카페 이름을 제대로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브리즈힐 카페의 멋은 들어가자 마자 사람을 깜짝 놀래키는 뭔가가 있다기보다
조금씩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자꾸 보고 또 보고 싶은데 있어요.
가만 들여다 보면 저마다 멋스러운 테이블, 흔하지 않은 멋스러운 의자들.
무엇보다 테이블 하나하나에 덮여진 손맛 가득한 테이블보들.
천조각들을 이어만든 테이블보, 장식 소품들이 자꾸 제 시선을 가져가죠.
그저 앉아만 있어도 좋은데 무언가 자꾸 보고 싶게 만드는 것들이 있어요.
이곳에서는 핸드메이드 소품들을 직접 만들어서 팔기도 하는데
어쩜 그리 다 고운 것들 뿐인지요.
브리즈힐은 인간미 가득한 도시아가씨의 느낌입니다.
먼곳에서 와준 친구를 위해 이날은 특별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스위스의 유명한 치즈요리 '라클레트'.
온갖 야채와 해물을 구워먹으면서 치즈도 함께 녹여먹는 요리.
2인분이 너무 많아 쉬엄쉬엄 먹어야 했어요.
라클레트는 미리 주문을 하면 좋아요.
우리는 이야기나누느라 40분을 기다리는게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요.
여기 나오는 야채도 모두 직접 재배한다고 해요.
무려 5종류의 치즈를 원없이 먹었는데도 느끼하거나 질리지 않더라구요...
그리고..예전에는 없었던...제 맘을 뺏은 또 하나가 있었는데요,
바로 시베리안 허스키 새끼인 참깨.
원래 개를 너무너무 무서워해 조그만 강아지만 봐도 도망가던 제가 요새 꽤 대범해지긴 했지만
참깨는 내가 그렇거나 말거나 내 발밑에 와서 발가락을 핥고 깨물고...
1년전만 했더라도 기절했을 일이요.
아니, 사실 지금도....마뜩찮을 텐데
그게 이상하게 참깨한테는 무장해제가 되더라고요.
하는 짓이 하나하나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제가 태어나 강아지가 눈에 밟히기는 처음이랍니다.
헤이리의 다른 곳도 그렇지만 이곳에도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고 가셔서
좋은 사람과, 아니 혼자라도 느긋하게 머물러 보세요.